LOVEU♥
짧지만 짧지 않은 엄마와의 기록 [4]
쁘에리v
2024. 12. 23. 09:1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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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용하고 정적인 나의 공간에 기록하는 엄마와의 기억들.
엄마가 재활 병원에 입원했던 기간에 어버이날이 있었는데 어버이날을 맞춰 전주 주말에 외출 신청을 했었다.
아빠 눈치를 보느라 친정 식구들을 잘 못 만나던 엄마를 위해 준비한 효도의 시간이랄까..?
운전을 하게 되고 딱히 좋다고 느끼지 못했던 내가 유일하게 '이건 좋다' 하고 느낀 건 엄마랑 나가고 싶을 때 어디로든 갈 수 있다는 거였다.
[2024년 5월 4일]
나는 엄마와 외할머니를 모시고 기장으로 갔다.
예전에 남자친구랑 계획 없이 들린 장어덮밥집이었는데 맛도 좋은 데다 친절한 사장님 덕분에 마지막까지 기분 좋게 식사를 했던 <양산도>를 가기 위해서였다.
'여기 엄마랑 외할머니 모시고 오고 싶다!'라는 생각이 식사 내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식당이고 내년 어버이날에 두 분만 모시고 와야지 라며 혼자 계획까지 미리 세웠던 곳이다.
외할머니는 장어를 좋아하셨기에 걱정이 없었는데
엄마의 예민해진 입맛에 잘 맞을까 걱정이 되었었다. 하지만 나의 걱정이 무색하리만치 엄마는 너무 맛있다며 식사를 끝마쳤다.
그날은 날씨마저 우리 셋의 행복한 시간을 환영해 주는 느낌이었다. 따뜻하고 맑고 밝고 시원했다.
우리는 식사를 다 하고 바다가 잘 보이는 카페로 이동해서 차도 한 잔 마셨다.
할머니는 딸기라테, 엄마는 대추차, 나는 바닐라라테.
우리는 시간이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도 모른 채 바다를 보며 수다를 떨고 평소 찾지 않던 맛있는 것도 먹으며 행복한 셋만의 추억을 쌓았다.
늦은 오후, 저녁 시간이 다 되어서야 할머니를 모셔다 드리고 우리도 귀가하였다.
이 날 다짐한 게 하나 있다면,
엄마가 잘 나아서 퇴원을 하게 된다면 엄마가 가고 싶어 하는 곳 여기저기 다 다녀야지.
그동안 참고 살았을 엄마를 위해 내가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지 하는 거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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